영화 / / 2022. 12. 6. 11:55

인피니티 채임버 : Infinity Chamber 2016 얼음 속 태양

오랜만에 재미있게 본 SF 영화 한 편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이면서 팬도럼의 각본을 쓴 트라비스 밀로이(Travis Milloy)의 작품으로 끝까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멋진 영화입니다. 

인피니티 채임버 : Infinity Chamber 2016 영화 포스터

강함은 부드러움을 이길 수 없다

어느 차가워 보이는 방 안에서 한 남자(프랭크)가 깨어납니다. 주변은 온통 철재로 되어 있고 보지 않아도 냉혹함이 감도는 공간이었습니다. 이윽고 남자는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일어났고 이 장면을 어느 카메라가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방 안의 남자가 두건으로 카메라의 시야를 가리고 방 안으로 들어올 무언가를 대비하기 시작합니다. 그때 알 수 없는 희뿌연 가스가 퍼지기 시작하고 이 남자를 제압하려는 로봇이 등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는 로봇을 피해 방 안을 빠져나가고 드디어 바깥으로 향한 출입문에 도착합니다. 이윽고 퍼지는 신선한 공기를 맡을 새도 없이 남자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무작정 달려 나갑니다. 끝이 보이지 않던 길에 마주한 단 하나의 휴게소. 목이 탔는지 물부터 마시고는 주변을 돌아본 남자. 나무가 찍혀 있는 커다란 포스터 사진을 보며 이상함을 감지하고 다시 눈을 떠보니 주변은 아까 탈출했던 방 안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얼마 전 어느 한 카페를 방문한 프랭크. 그곳에 있는 카페 사장님은 그에게 관심이 많아 보입니다. 그의 이름을 마치 알고 있다는 듯 대화를 이어가다 결국 처음 본 프랭크의 이름을 맞혀버린 카페 사장님. 그런데 갑자기 느닷없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요원들이 카페 안으로 들어오고 프랭크를 제압해 버립니다. 다시 깨어난 곳은 차가워 보이는 방 안 아니었습니다. 바로 이곳은 현대 사회를 통치하고 있는 ISN이 운영하는 감옥이었습니다. 쉽게 풀어주지 않을 것처럼 방 안에는 러닝머신이 제공이 되고 식사와 음악 그리고 커피까지 마실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프랭크는 며칠 동안 동일한 꿈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어느 한 카페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는 그 장면을 꿈속에서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만났습니다. 꿈속에서는 의문의 USB가 보이기도 하고 반복되는 상황에 영문을 알 수 없었습니다. 한편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일어난 프랭크는 곧이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화장실에 간 사이에 방 안이 전부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 말인즉슨 누군가 들어온다는 것이 그 틈을 이용하면 탈출에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카메라 속 사람의 이름은 하워드였습니다. 하워드는 프랭크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며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둘은 점점 가깝게 지내게 됩니다. 결국 하워드의 정체가 인공지능인 걸 알고 프랭크는 분노하지만 하워드는 프랭크를 돕고 싶어 했습니다. 즉, 자신을 파괴하면 수리기사가 들어올 것이고 그 틈을 이용해 진짜 사람을 만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는 깊어졌습니다. 그때 다시 꿈을 꾼 프랭크는 꿈속에서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해 감옥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카페에 오기 전 하루의 기억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그 순간 어마어마한 폭발음이 들리고 이는 꿈이 아닌 현실이었습니다. 이윽고 감옥 역시 정전이 되고 곧이어 노란 불빛의 전등이 들어옵니다. 하워드는 역시 응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벽면 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다가가 보니 사람이 있었고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얼라이언스가 이겼다" 그러나 이곳은 고립되어 있어 구조대가 절대 오지 못할 것이라고 하면서 그는 자살을 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다시 잠에서 깨어난 프랭크. 하지만 어제의 일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페의 꿈은 계속해서 반복되었고 이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개비라는 카페 여 사장님과의 관계는 깊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누구였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얼라이언스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결국 탈출을 결심한 프랭크는 개비가 남긴 마지막 말 "탈출하면 진짜 저를 찾아오세요."라는 말을 기억하며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하워드를 아무리 설득해도 자신을 내보내 줄 생각을 하지 않자 프랭크는 마지막 선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합니다. 그때 의문의 가스가 살포되고 로봇이 들어오는 찰나 목에 감은 줄이 끊어지면서 프랭크는 방 안에서 탈출을 하게 되고 하워드가 방 안의 문을 닫아버리면서 제압하려고 들어왔던 로봇의 움직임을 차단합니다. 밖으로 나온 프랭크는 이미 고장 나 버린 관제실에서 하워드와의 마지막 대화를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바깥세상에 나온 프랭크. 눈밭을 해치며 실제로 등산하는 등산객에 의해 구조가 되고 ISN 수용소의 유일한 생존자라며 뉴스에서 연신 보도가 되며 무사히 귀국하게 됩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존재하는 개비를 만나러 갑니다. 당연히 현실 속 개비는 프랭크를 알 수가 없었고 자신의 이름은 메들린이라고 밝힙니다. 그리고 이 둘을 지켜보는 카메라(하워드)의 시선을 끝으로 영화는 끝을 내립니다. 즉 프랭크는 ISN에 대항하는 얼라이언스 조직의 일원으로 이미 의학적으로 사망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프랭크가 개발한 모든 것을 끝장낼 수 있는 바이러스가 담긴 USB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프랭크의 뇌를 조종해 마치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기억을 꾸며내기도 하고 카페의 개리와 대화하는 장면을 반복하거나 그의 모든 것을 조종했던 것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허구였으며 이 모든 건 프랭크의 정보를 캐내기 위한 하워드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USB의 행방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프랭크를 가둬두는 감옥에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이었고 USB의 행방을 밝혀냈지만 하워드는 생명 유지 장치를 끄지 않음으로써 친구의 도리를 다했던 것이었습니다. 

하워드 선택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부제를 얼음 속 태양이라고 했던 것은 앞으로 기계가 과연 사람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되었습니다. 앞으로 세상이 점점 발전하게 되고 만약 인간의 모든 부위들을 기계로 대체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심장, 간, 피, 다리, 팔, 심지어 뇌까지도 교체가 가능한 세상이 온다면 영생을 하는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실제 인간과 구분할 수 없는 인조인간이 나타난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이는 제가 살아 있을 때는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 앞으로 등장하게 될 현실입니다. 현재 가상현실도 마찬가지로 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인해서 불과 몇 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아마 머지않아 가상현실조차 현실과 구분하지 못하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하워드는 기계였지만 마지막 순간에 프랭크를 행복한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게 해 줌으로써 마치 친한 친구처럼 따뜻한 사람의 감정을 가진 기계로 묘사되었습니다. 과연 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행복한 삶을 줄지 아니면 오히려 그전보다 못한 세상을 안겨줄지 생각해 볼 만한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100년, 200년 후 세상이 어떨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